▽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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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아이는 천진난만했습니다. 어딘가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해빠진 아이는 타인을 도와주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아이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사랑했고, 많은 것에게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심심할 때면 어리광을 부리거나 편식을 한다던지 어떤 부분에서는 아이, 그러니까 어린애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그런 것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해 보였습니다.

포커페이스

아이는 항상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그것이 좋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그것 외의 표정은 전혀 짓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의 감정이나 있을지도 모르는 진짜 얼굴은 아직까진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보이는 그대로가 아이일지도 모른다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포커페이스를 이용해 간식을 훔쳐먹고 거짓말을 한다던지 조그맣고 사소한 일에 악용하는 것을 보면 정말 그렇지만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강한

아이는 강한 아이였습니다. 힘이 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서적으로는 강인했습니다. 그 어떤 일이 벌어져도 얼마 안 지나 다시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로 돌아왔습니다.  담력도 강해서 웬만한 공포 영화나 놀랄 일에도 잘 무너지지 않았고, 징그러운 벌레나 혐오스러운 것도 아무렇지 않게 치워버리거나 만지는 행태를 보여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웃어보이는 그 모습은 어쩌면 사랑받고 자란 것으로 보이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이의 얼굴은 그저 강인해 보인다기보다는 어딘가 한 구석이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사교적

아이는 사람을 잘 믿었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보이긴 했습니다. 처음 본 사람에게도 거리낌 없이 다가가선 말을 걸고는 했습니다. 유치원 때는 30분만에 반 친구 모두와 인사하고 친해졌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아이는 의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얼굴이었고, 아직 그것으로 해를 입은 적이 없는 듯 해 보였습니다. 15년간 상처입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은 이상할 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아이는 정말 사랑만 받고 자란 그대로였습니다.